틸란드시아를 처음 본 것은 학교에서 였다. 한 학생이 틸란드시아를 걸어놓을 수 있는 조형물을 3D프린터로 만들었다. 교실에 걸려있는 작고 여린 생명체가 귀엽고 신기했다. 그날 나도 틸란드시아를 집에 들여놓았다. 흙도, 화분도 없이 공기만으로 살아가는게 좋았다. 매 번 식물을 죽이는 마이너스 손이기 때문이다. 이번엔 어찌될 지 하루, 이틀… 매일 관찰하며 틸란드시아의 작은 변화를 기록했다. 오늘은 그 몇 가지 기록을 나눠보려 한다.
1일차 – 첫 만남
가느다란 잎들이 뻗어 있는 틸란드시아. 마치 외계 생명체처럼 신비로운 생김새였다. 손에 들었을 때 미세하게 거칠고도 부드러운 촉감이 인상적이었다. 투명한 유리 받침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두었다. ‘물은 며칠에 한 번 줘야 하지?’ 고민하며 첫 관찰을 시작했다.
4일차 – 잎의 색이 조금 진해진 듯
햇살이 잘 드는 창가 근처로 자리를 옮긴 이후, 잎의 초록색이 살짝 더 진해진 느낌이었다. 트라이코움 덕분인지, 물을 주고 나면 살짝 반짝이는 잎 표면이 예뻤다. 손끝으로 만졌을 때 여전히 탱탱한 감촉. 생명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.
10일차 – 잎끝이 말라들기 시작
잎끝이 바짝 말라 있었다. 아차 싶어 바로 물에 담갔다. 실수였다는 걸 깨달았다. 미스트만으로는 부족했던 듯했다. 30분 정도 물에 담갔다 꺼낸 후, 바람 잘 통하는 창가에 두었다. 마르기까지 몇 시간 걸렸지만, 이 과정에서 식물 관리의 리듬을 배워갔다.
20일차 – 새순 발견
믿기지 않는 순간이었다. 잎 사이에서 아주 가느다란 새순이 올라오는 걸 발견했다. 너무 작고 희미했지만 분명 새 생명의 신호였다.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. 매일 바라봐온 눈이라서 가능한 발견이었다. 틸란드시아도, 나도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느꼈다.
30일차 – 나의 루틴이 된 틸란드시아
이제는 하루 중 한 번, 꼭 틸란드시아를 보는 시간이 있다. 물을 주고, 빛이 잘 드는 쪽으로 돌려주고, 잎을 살짝 만져보는 일. 이 일상이 내게 마음의 여유를 준다.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존재, 그게 바로 이 작은 식물이었다.
틸란드시아를 키우는 일은 단순한 식물 관리가 아니었다. 하루를 차분히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고, 작은 변화에서 감동을 느끼는 감성을 되찾았다. 그렇게 나의 에어플랜트 일기는, 아직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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